Benefit/Society.L 2017.01.31 15:04

1월호의 THING AND THINK: 빛으로 빚은 건축 명작



한 건축이 얼마나 미학적으로 아름다운가를 결정짓는 요소는 빛입니다. 어스름한 새벽녘부터 노을이 내려앉는 오후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은 시멘트 덩어리에 팔색조의 매력을 부여하지요. 빛으로 인해 더욱 빛나는 건축 명작 4선을 소개합니다.


IMPRESSION of 36.5°C 

롯데카드 SOCIETY.L 회원을 위한 <IMPRESSION of 36.5°C>는 36.5°C의 체온을 담은 의미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국내 유일의 VIP 휴먼 매거진입니다.



반짝이는 티타늄 요새,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서식:보라색스프라이트라인=====]


스페인 북부, 쇠락해가던 그저 그런 철강 도시인 빌바오를 아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1997년까지는 말이죠. 그 해 가을, 세계 최고의 건축가로 알려진 프랭크 O. 게리가 디자인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개관하면서 빌바오의 명성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매년 130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바로 이 미술관이지요.



벽체를 모두 티타늄 타일 조각으로 마무리한 건물은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에 등장하는 거대한 요새처럼 보입니다. 딱 떨어지는 형태를 고수하는 현대건축의 흐름과는 달리 잔뜩 일그러진 형태와 번쩍거리는 외관은 충격과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한낮의 태양 아래 광채를 뽐내는 미술관도 아름답지만, 밤이 되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2막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가는 휘황찬란한 불빛 대신 조도가 낮은 조명만을 사용해 건축물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그 결과 건물 전체가 은은한 달빛처럼 조용히 마을을 비추지요. 그렇게 이 기이한 티타늄 요새는 도시와 하나로 어우러집니다.




사막 위 빛의 신기루, 루브르 아부다비


[=====서식:보라색스프라이트라인=====]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루브르 박물관을 사막 도시에서 만나는 놀라운 프로젝트가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진행 중입니다. 2016년 개관한 루브르 아부다비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건물로,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돔형으로 지어졌습니다.

 


이 박물관은 페르시아 바다 위에 떠 있는 사디야트 아일랜드 문화지구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섬 자체를 문화 예술 지구로 만들겠다는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강력한 의지 아래 추진되고 있지요. 루브르뿐만 아니라 앞으로 구겐하임 미술관과 퍼포밍 아트센터, 자예드 국립박물관 등이 2017년내에 속속 개관할 예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루브르 아부다비는 사막 위에 피어난 신기루를 보듯, 건물로 들어서는 순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방문객을 맞습니다. 천장은 아랍 전통의 문양을 따른 섬세한 레이스로 조각돼 있으며, 그 무수한 구멍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순결한 흰 벽 위에 자그마한 파편처럼 박히지요. 이 아름다운 풍경은 한 줄기 빛마저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키고자 한 노력의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장 누벨은 ‘빛의 장인’이라 불리는 건축가로, 루브르 아부다비는 공간에 빛을 불어넣어 건축물을 살아 숨 쉬게 만드는 특유의 능력을 백분 발휘한 작품입니다. 수만 개의 빛 아래 전시되는 전설 속 화가들의 그림은 더 아름답지요. 흔히 미술관이라 하면 그림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빛을 피하려고만 했던 건축 설계 기법을 완전히 바꾼, 놀라운 현장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빛이 그린 그림, 아랍 문화원


[=====서식:보라색스프라이트라인=====]

장 누벨의 가장 대표적 건축물을 꼽으라면 바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아랍 문화원입니다. 이곳은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이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과거 프랑스의 식민 통치하에 있던 국가들의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지요.



가장 큰 특징은 건물의 남쪽으로 향해있는 창의 디자인. 카메라의 조리개 방식에서 모티프를 얻은 형태는 거대한 아랍의 타일 문양을 연상시킵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더욱 큰 감흥을 느낄 수 있는데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자동적으로 조절해주는 덕분에 매 시각마다 달라지는 그림자 무늬가 마치 빛이 그림을 그리는 듯 느껴집니다. 만화경 무늬처럼 아름답게 떨어지는 빛 아래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미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지 오래입니다. 


건축가는 아랍의 건축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결과 건축물 내부 곳곳에서 아랍과 유럽의 건축 언어가 매우 설득력 있게 융화된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물을 구경하고자 하는 호기심에 방문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내 아랍의 낯선 문화에 대해 한층 더 이해하고 친숙해지게 된답니다.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유럽과 아랍을 잇는 문화의 가교로써 빛을 내는 현장이 그곳에 있습니다.




가장 성스러운 빛의 건축, 빛의 교회


[=====서식:보라색스프라이트라인=====]


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로 유명한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그의 인생 역작인 빛의 교회는 가장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어졌습니다. 예산은 부족했으나 신자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헌금으로 지어지는 이 교회에 안도 다다오는 그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디자인은 본당 공간 벽면에 뚫은 단 두 줄의 십자가 모양이었습니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이를 통해 들어오는 빛의 효과는 놀랍습니다.



시시각각 그 높이가 변화하는 빛의 십자가 덕분에 그 어느 교회보다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는데요. 건축 형식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강단이 신자들이 앉는 의자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강단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게 해서 우러러보게 하는 대신, 이곳에서는 목자가 신자보다 낮은 자리에서 설교하게 됩니다. 이것이 사람을 섬기고자 하는 종교의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모습이 아닐까요?


체계적인 건축 교육을 받지 않은 안도 다다오는 아무나 쓸 수 있는 값싼 재료인 시멘트를 가지고 아무도 보지 못한 건물을 만듭니다. 그의 창의적인 발상은 차갑고 딱딱한 콘크리트에 빛을 입혀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생명체로 탈바꿈시키지요. 그 놀라운 정수를 빛의 교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빛으로 더한 건축물의 아름다움과 그 이상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임프레션 1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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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롯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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